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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폭력 피해 상담시 상담사들이 유의해야 할 점

1) 신고, 고소를 해야할 경우

상담 중 내담자가 성폭력 피해가 있었다고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만큼 상담사를 신뢰하고, 라포 형성이 잘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이때 상담사들이 자주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피해 상황에 대해 어떻게 대처 해야 할지 모르거나 반응해야 할지 몰라서 우왕좌왕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본 상담소를 방문하는 내담자들의 상당수가 1차 상담을 했던 상담사가 어떻게 상담, 반응 했느냐에 따라 예후가 다른 경우를 봐왔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를 때는 상담 중 내담자와 함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을 찾아 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바로 피해 사실에 대해 상세히 이야기를 듣는 것도 방법이지만 자칫 진술이 오염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피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이에 대한 이야기는 중단한 후 전문 기관에 의뢰하여 함께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내담자의 상태를 보고, 어디까지 피해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지 파악하며 피해를 파악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상황에 따라서 상담사가 피해에 대해 최초로 듣는 사람, 진술을 해야 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 유의 해야 할 점

곧바로 신고하지 마세요.

반드시 내담자의 의사를 확인한 후 신고하세요.

내담자가 아직 신고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데 상담사가 나는 신고 의무자이므로 신고해야 한다고 하고 곧바로 신고 했을 경우 사건 진행이 힘들 수 있습니다.

내담자가 아직 조사를 받거나 진술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 경우. 내담자가 진술할 수 있는 심신의 상태가 아닌 경우. 신고부터 할 경우에 가해자의 처벌까지 험난한 여정이 기다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렇게 알게 되었을 때는 전문상담 기관(성폭력 상담소, 통합상담소, 해바라기센터, 여성긴급전화 1366, 여성의전화, 인구보건복지협회 등의 기관으로 연락하세요)에 연계 의뢰를 요청하세요.

단, 해당 기관들도 상담소의 역할을 하는 곳이지 경찰수사 및 신고를 하는 기관은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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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언스플래쉬 ⓒUnsplash

2) 성폭력 피해 상담만 필요할 경우

 

성폭력 피해에 대해 상담만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미 세월이 많이 지나서 신고할 수 없거나 증거가 불분명할 경우. 가해자에게 오히려 무고로 역고소될 가능성이 높은 경우, 내담자가 성폭력 피해를 진술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닐 경우 등. 그 이유는 다양합니다.

상담만을 원할 경우 내가 상담을 할 수 있는 내용일 때에는 상담을 하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때에도 마찬가지로 나의 영역 밖이고, 내가 성 관련 상담만큼은 힘들다는 판단이 되었다면 즉각 위에서 안내한 기관들로 연락을 하도록 하세요.

내담자가 성폭력 피해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곳에 바로 연락하기 힘들어 한다면 상담사가 먼저 전화하여 지원 받을 수 있는 내용을 확인해볼 수도 있습니다.

 

성폭력 피해자들에게는 정확한 정보 전달이 매우 중요합니다.

 

피해 발생 직후 초기 개입을 어떻게 했느냐도 중요합니다.

해바라기센터 외의 대부분의 현장에서는 피해가 발생한 후 시간이 지나서 내담자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이때 역시 제일 처음 피해를 듣고, 알게된 사람의 영향이 큽니다.

 

피해 발생 후 날짜가 지났더라도 상담을 하면서 힘을 키운 후 신고, 고소를 하는 내담자들이 있습니다. 따라서 내담자의 속도에 맞춰 함께 해주세요. 바로 신고, 고소해야 한다는 말 보다는 이에 대한 정보를 줄 수 있는 기관을 소개하고, 선택지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 상담할 때 주의점

상담사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 그리고 생각!

(가해자를) 용서하세요.

(가해자를) 이해하세요.

세월이 많이 흘렀는데 잊으세요.

 

이와 같은 말은 2차 피해에 해당합니다. 절대 하지 마세요.

성폭력 피해에 대해 말을 하는 내담자는 0.1초 찰나의 작은 눈빛 하나에도 쉽게 상처 받고, 아플 수 있습니다. 때로는 이때의 경험, 순간이 평생 간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유의해주세요.

 

하지만 한 가지 더 기억할 것이 있습니다.

지금 당신 앞의 내담자는 지금까지 버티고 살아온 힘을 가진 사람이기도 합니다.

쉽게 그 사람의 고통을 판단하지 마세요. 그 사람의 힘을 판단하지 마세요.

내담자의 가능성, 힘은 무한합니다.

지금 당신 앞에 있는 모습으로 그 삶을 재단하지 마세요. 단정 짓지 마세요.

 

주먹쥔손
이미지 출처: 언스플래쉬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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