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 발생 후 사건 기록 및 증거 수집 방법

오늘은 이야기를 통해 사건 기록 및 증거를 수집하는 방법을 안내드리고자 합니다. 성폭력 피해자 '지은'을 중심으로 대응하는 방법에 대해 함께 알아봅시다.

 

1. 성폭력 사건 발생시 피해 발생 후 사건 기록 및 증거 수집하는 방법

1) 사건을 시간적 순서에 따라 정리하기

피해자인 '지은'은 자신이 어떤 술집을 마지막으로 떠난 것이 밤 11시 30분경이었다고 기억합니다. 거리의 가로등이 꺼진 골목을 걷다가 갑작스러운 사건에 직면했다는 것을 떠올리며, 그녀는 새벽 2시에 집에 도착했다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지은은 모든 사건의 순서를 메모하며, 그 사이에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자세히 기록합니다.

장소, 발생한 일, 이동 경로 등을 기록합니다.

 

2. 감정과 감각을 기록하기

지은은 사건 발생 순간과 이후 느낀 두려움, 분노, 충격, 우울감, 고통 등을 기록해두었습니다. 가해자가 나에게 접근할 때 심장이 빠르게 뛰는 감각,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당황스러움, 몸이 얼어 붙거나 대응할 수 없었던 것, 저항할 수 없었던 상태 또는 저항한 상황 등 상세하게 기록하였습니다. 사건 후에 느낀 감각과 감정 등도 상세히 기록했습니다.

 

3. 물리적 증거 파악하고 남기기

사건 후 지은은 자신의 옷에 남아 있는 흔적들을 발견하고, 옷에 묻은 이물질과 찢어진 단추 등을 살펴봅니다. 겉옷과 속옷 모두 종이봉투에 담아 보관합니다. 피해 직후 바로 112에 연락하고, 해바라기센터의 도움을 받도록 합니다. 종이봉투를 구하기 힘들고 옷을 갈아 입기 힘든 상태라면 옷을 입은 상태 그대로 해바라기센터로 가도 됩니다.

 

피해 발생 직후 증거라고 판단되는 것들이 있다면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기록하고, 안전하게 보관하도록 합니다. 만약 바로 신고, 고소할 결심히 서지 않는다면 피해 발생 후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 문자, 톡 등을 남기도록 합니다. 피해 직후 찍은 사진을 전송해도 됩니다. 단, 당신이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보내세요.

 

만약 피해 중 몸을 맞았거나 멍이 든 부분이 있다면 얼굴과 함께 촬영해두도록 하세요. 나의 신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나의 얼굴과 함께 촬영하는 것입니다. 지은은 자신의 얼굴과 멍이 든 팔, 종아리 등을 사진으로 찍었고 경찰에 바로 신고하기가 두렵고 꺼려지는 상황이었으므로 친구에게 사진을 전송하고 피해 사실을 알렸습니다.

 

4. 상호작용과 대화 떠올리기

지은은 가해자와의 대화를 떠올리도록 합니다. 가해자가 사용한 단어, 문장을 기억해 냅니다. 욕설을 했거나 힘이나 눈빛으로 제압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세한 기억은 나중에 가해자가 누구인지 확인하고 법적인 조치를 취하는 데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특히 가해자가 평소 아는 사람이 아닌 경우에 가해자를 검거하는데 도움될 수도 있습니다.

 

가해자가 사용한 문장, 그때 내가 대응한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기록해두는 것은 나중에 경찰 신고 및 고소를 하고 진술하는 과정에서 이야기 하게 되므로 매우 중요합니다.

 

지은은 가해자가 "쌍*!"하고 외치며 옷을 강제로 벗기려고 시도하는 가해자에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또는 가해자에게 소리를 질렀습니다와 같이 문장을 기록하였습니다. 가해자가 가해 직후 담배를 피러 갔고, 그때 도망쳐 나와 친구에게 연락을 하였습니다. 톡으로 "나 지금 00술집 앞인데 00 공간에서 00 선배가 썅*이라고 하면서 강제로 키스하고 나한테 성폭력 했어."와 같은 구체적인 기록일수록 도움이 됩니다.

 

피해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다고만 보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할 수 있다면 비교적 상세하게 보내고 도움을 요청하세요. 112로 문자 신고도 가능합니다. (짧은 문자)

 

5. 물리적 증거 수집하기

지은은 가능한 한 빨리 범죄 현장에서 떨어진 가해자의 물건을 보관했습니다. (자칫하면 절도죄가 될 수 있으므로 콘돔, 면봉, 휴지, 수건 등의 가해자의 물건이 아닌 가해자의 흔적이 남은 것들을 증거물로 가져 가도록 합니다) 가해자의 머리카락도 자신의 어깨에 남아 있어서 주머니에 있던 휴지에 감싸 가지고 왔습니다.

 

만약 가해자에게 강제추행이나 강간 피해 등을 입었을 경우 부서진 물건이 있다면 증거용으로 보관하도록 합니다. 추후 이에 대해서는 재물손괴죄가 추가로 성립할 수 있습니다.

 

가해자에게 하지 마라고 하던 와중 지은은 휴대폰을 떨어뜨렸고, 액정이 깨졌습니다. 하지만 톡은 보낼 수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친구에게 이 내용도 함께 보냈습니다. "00 선배가 나한테 그러면서 휴대폰을 빼앗으려고 했고, 그 과정에서 내 휴대폰이 떨어져서 액정이 깨졌어."와 같은 내용을 남겨두면 나중에 증거로 제출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이밖에도 만약 모텔이나 가해자의 집, 기타 숙박 업소 등에서 피해를 입고 물건을 가져올 수 없는 상황일 경우에는 부서진 물건의 사진을 찍어두도록 합니다. 이미 가해자가 현장을 떠난 상황이라면 피해 장소와 함께 사진으로 찍어 보관하도록 합니다.

 

6. 제3자의 관찰과 증언 확보하기

이 부분은 자칫 오히려 사건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합니다. 피해자가 직접 나서서 사람들을 만나러 다녔을 때 회유 했다고 판단하고, 증언이 오염되었다고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만약 사건 발생 근처 가게에 CCTV나 차량 등이 있었다면 자동차 번호판을 찍어두었다가 경찰에 신고할 때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합니다. 택시였을 경우 택시 영수증을 보고 회사에 연락하여 빠른 시일 내에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하도록 합니다.

 

만약 목격자가 있다면 목격자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도 중요한 방법입니다. 바로 목격자가 본 내용 그대로를 녹음하도록 합니다. 이때 여러분의 목소리가 같이 녹음 된다면, 그것은 불법이 아니므로 증거로 제출 가능합니다. 통화 녹음도 마찬가지 입니다. 단, 유도 심문은 가급적 하지 말아주세요. 목격자가 본 그대로를 말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지은이 술집에서 자신의 피해를 본 목격자 A에게 "나 그때 00 선배하고 그곳에 있는 거 봤죠? 어디 어디 만지고 어떻게 하는 거 봤죠?" 보다는 "그때 선배가 저에게 어떻게 했는지 봤죠? 본 거 그대로 이야기 해주세요."가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질문입니다. 

 

7. 전문가에게 도움 요청하기

지은은 증거 수집 후 즉시 경찰에 연락할 수는 없었습니다. 학교 선후배 사이로 고민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지역에 있는 해바라기센터와 성폭력 상담소, 인구보건복지협회 등에 전화를 하여 가장 빨리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곳에 방문하여 도움을 받았습니다.

 

여러분들을 상담하는 전문가들은 증거를 보존하고 수집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알려줄 수 있습니다. 이것은 상담소 마다 상담사들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염두에 두고 도움 요청해야 합니다. 이들은 지은의 증거가 법적인 힘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2. 피해자와 상담사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

1) 사건 진행에 대해 상담사 탓을 하지 마세요.

지은의 이야기 — 이해와 치유의 과정

 

세상에 자신이 담당한 피해자의 사건이 잘못 되기를 바라는 상담사는 아무도 없습니다.

우리는 지은이라는 이름의 한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성폭력 피해자가 겪는 심리적 혼란과 그로 인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지은은 사건이 발생한 후 상담사를 찾아왔고, 그녀의 상담사는 그녀가 겪은 일을 이해하고 그녀가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조력했습니다.

 

하지만 사건이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지은은 그녀의 분노와 실망을 상담사에게 표출하기 시작했습니다. 분노는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지은이 느끼는 것들을 상담사에게 분출하는 것은 그녀의 치유 과정에서 중요한 과정이기도 합니다.

 

상담사를 향한 비난은 사실 사건에 대한 실망감과 힘든 법적 과정에 대한 반응, 가해자에 대한 분노가 뒤섞여 있습니다. 상담사는 지은의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그녀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제공합니다.

 

성폭력 사건은 복잡하고 다루기 어려운 주제입니다. 법적 과정은 때때로 예측할 수 없고 불공평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피해자가 그 과정에 실망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상담사의 역할은 피해자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상담사는 사건의 결과를 통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피해자가 자신의 감정을 다루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울 수는 있습니다. 지은이 분노를 표출하는 것은 사건에 대한 그녀의 반응이며, 상담사의 잘못이 아닙니다. 상담사는 사건의 진행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 지은과 논의하고, 이러한 문제들이 피해자의 탓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법적 과정의 복잡성과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는 사실을 공유하며, 지은이 실망감과 분노를 건설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도록 합니다. 지은의 사례는 상담사가 피해자를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 상담사와 피해자 간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상담사는 지은의 감정을 수용하고, 그녀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상담사는 지은이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고, 그녀의 경험을 통해 다른 이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강력한 목소리를 가질 수 있도록 돕습니다. 즉, 임파워링이 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는 지은과 같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조력하고, 그들의 경험을 인정하는 것은 사회적인 책임이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것은 가해자의 가해로부터 출발했습니다. 그러므로 상담사를 비난하지 마세요. 사건은 상담사의 잘못이 아닙니다. 가해자의 잘못임을 반드시 기억하고, 잊지 말아주세요.